그간의 일들

하루
2020.09.28

한 줄 요약: 회사 다니는 도중에 빡치는 일들이 많았다.

 

8월 초에 고등학교 때 친구랑 휴가를 가기로 했다. 우리는 펜션을 찾아서 예약했고, 출발할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광복절 전세글자 사건이 터졌다. 그 친구는 이전에도 열심히 교회를 나가던 애였기 때문에 나는 나 만날 때까지만 교회에 가지 않을 수 있냐고 물었다. 걔는 자기네 교회는 방역을 열심히 해서 걱정 없다는 식으로 일관했다. 절대 내 말을 들어줄 생각 같은 건 없어 보였다. 그래서 나는 다른 이유를 대서 약속을 취소했고, 펜션도 취소했다. 친구한테 양도받을 거냐고 물어봤는데 하루만 시간을 달라고 해서 기다렸지만 결국 동행을 찾지 못해서 그냥 취소 진행했고, 위약금을 물었다. 안 줄 줄 알았는데 하루 치의 위약금을 받을 수 있었다.

 

친구는 돈을 보내면서 약속을 취소한 것에 대해 미안한 감정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나는 국가... 도 아니고 전세계적 재난 상태에서 자신의 종교가 우선인 걸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미안하긴 한데 코로나에 걸리면 회사에 직격타로 영향이 가며 (걔가 먼저 삼성에서 코로나 걸린 노동자가 잘린 이야기를 하면서 빡세다는 이야기를 했고, 나도 삼성에 외근을 가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도 했다) 지병이 있기 때문에 더 무섭다고도 이미 말했는데도 휴가 어쩌고 이러고 있는 게 실망스럽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이 대화를 나누기 바로 전날 회사에서 접촉자가 나와서 급하게 재택으로 돌리고 난 접촉자와 밀접 접촉해서 마음 졸이던 때였다. 그러고 나자 걔가 자신의 주변 사람들은 다 잘만 놀러 다니고, 교회는 방역이 철저하며 어쩌구... 변명만 하고 있길래 이후에 좀 진정되면 다시 대화하자고 하고 대화를 끊었다.

 

하지만 얘는 며칠 뒤 휴가를 다녀온 사진을 카톡 프사와 인스타에 올렸다. 그렇게 가고 싶으면 혼자서 조용히 다녀오지, 그걸 또 전시하는 게 이해가 안 됐다. 진짜... 너무 피곤해서 걔가 있는 단톡방에서 나오고 인스타도 차단했다. 이후로 걔가 카톡을 보내긴 했지만... 이 생각만 하면 도무지 말이 좋게 나오지가 않아서 그냥 대충 무시했다.

 

자기 휴가만 취소된 게 아닌데 왜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했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첫 직장에서 처음 잡은 휴간데, 놀고 싶은 마음 나라고 없었을까.... 이때 잡은 연차도 그냥 취소하고 회사 갔다. 어차피 재택으로 돌려져서 연차 쓰면 아까운 느낌이었다.

 

 

거리두기 2.5단계가 진행되는 동안 번갈아가면서 재택을 했고, 9월이 됐다. 코로나 때문에 외근이 취소된 터라 초반엔 엄청 바쁘진 않았다. 문제는 바로 저번 주다. 저번 주에 미친 일정을 감행했다.

 

월요일 6시 50분에 춘천 외근지로 출발했다. 오후에 집에 와서 조금 쉬다가 4시간 자고 일어나서, 화요일 새벽 1시에 외근지로 출발했다. 일하는 도중 문제가 생겨서 다음 날도 밤샘 작업이 잡혔다. orz 이러느라 오후 1시에 일정이 끝났고, 병원 진료가 3시 40분이었어서 병원으로 바로 갔다. 일찍 갔는데도 시간에 맞춰서 진료 받아야 한다며... 날 기다리게 했다. 결국 3시 반이 지나서야 진료를 받고, 다행히 아무런 문제는 없었지만, 다음 일정도 잡고 4시 반에 집으로 출발했다. 병원 근처에 좋아하는 음식점은 브레이크 타임이라서 못 갔다. ㅠㅠ 집에 6시 넘어서 도착해서, 씻지도 못하고 옷만 벗고 기절했다. 12시에 일어나서 씻고 대충 밥 먹고 수요일 새벽 1시에 다시 택시 타고 외근지로 갔다. 아침에 작업을 마친 후 밥을 먹고 9시쯤 집에 도착해서 1시간 정도 그냥 기절해 있다가 (무슨 4시간은 잔 것마냥) 11시 미팅을 갔다. 미팅을 끝내고 점심 먹고 집에 왔는데 정말 죽을 듯이 피곤한데도 그 다음 날 정상 출근을 해야 해서 오후에 잘 수가 없었다. 아무것도 못 하는 채로 시간만 보내고 밤에 잤다가, 목요일엔 회사로 정상 출근했다. ㅠㅠ 그러고 금요일에는 9시에 외근지로 갔다가, 집에 좀 일찍 갈 수 있었는데 회식을 하자고 불러서. ;; 처음엔 메시지길래 그냥 무시했는데 나한테는 특별히 전화까지 왔다................. 나한테만 전화 건 것 같더라고............ 아무튼......... 2차로 맥주까지 조지고 귀가해서 다음 날 10시에 눈을 떴다.

 

다시 되뇌어도 진짜 살인적인 스케쥴이다. 아팠을 때부터 트위터만 하다 보니 문장을 적을 때 너무 생각나는 대로만 쏟아내게 돼서, 문단 단위로 정리하는 연습을 하고 있는데. 저 문단은 도무지 어디에서 끊어야 하는지를 모르겠다.

 

암튼... 일주일동안 부엌을 관리하지 않은 죄로 구더기가 드글드글한 냄비를 얻었다. 주말에 울면서 청소했다.

그리고 회사에서 연차 소진하라길래 오늘이랑 내일 냅다 내버렸다. 여름에 안 쉰 거 지금 길게 쉬게 되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써 보는 일기. ㅎㅎ

트위터 너무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다들 트위터로만 연락을 한다.

트위터 그만두고 싶어.